'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' 의혹의 정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9일 구속된 가운데, 그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(영장실질심사)을 담당했던 판사를 향한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다.
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은 송 전 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.
유창훈(50·사법연수원 29기)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3명 중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빠른 선임이다.
유 부장판사는 앞서 돈봉투 의혹과 관련된 이성만 무소속(전 민주당) 의원,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, 박용수 전 보좌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담당한 적이 있다. 이 중 이 의원의 영장은 기각, 강 전 감사와 박 전 보좌관의 영장은 발부했다.
강 전 감사와 박 전 보좌관의 구속 사유는 증거인멸 염려였다. 이 의원은 "자료들이 상당 부분 확보되어 있는 수사 내용 및 이 의원의 관여 경위와 관여 정도, 지위, 심문 결과 등에 의할 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"는 기각 사유를 받았다.
이와 더불어 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(뇌물) 등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영장을 기각한 적도 있다.
유 부장판사는 당시 "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긴 하지만,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자료는 부족하다"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.
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수성향 시민단체 등은 유 부장판사를 비판하기 위한 대형 현수막을 내걸기도 하고, 대법원 인근에 근조화환을 설치하기도 했다. 반면 진보 단체 회원 등은 환영의 의사를 밝히며 희비가 엇갈렸다.
하지만 유 부장판사가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분위기는 180도 급변했다.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진 서울구치소 앞에선 그를 맞으려던 지지자들이 돌연 유 부장판사를 비판하고 나섰다.
한 지지자는 "이번 영장 발부는 윤석열 검찰 정부와 사법부의 정치 탄압이다"라며 반발했고, 다른 지지자는 "유창훈 판사 뭐 하는 거냐"라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.
인터넷과 커뮤니티 등지에선 유 부장판사를 언급하며 "친명 어용판사다", "다소 야당 인사들에게 친화적이었던 유창훈 판사도 혐의를 보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던 듯하다"는 의견을 내놓았다.
대전 출신인 유창훈판사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, 광주지법 순천지원, 대법원 재판연구관,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,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일하고 있다.
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!